무릎 MRI, 꼭 필요한 검사일까? 20년 전 오해와 현재의 진화
2025-07-09

중앙일보
20년 전, 영상의학과를 시작했을 때 자주 들었던 질문은 “무릎 MRI가 왜 필요한가?”였습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MRI 검사를 권유하면 환자들은 물론 동료 의사들조차도 의아해하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무릎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공관절 수술’이었기에, 무릎 MRI는 그저 ‘비싼 사진기’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연골 재생 방법도 없었고, 정밀하게 관찰하는 것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의료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릎 MRI는 단순한 ‘사진’을 넘어 무릎 질환 진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MRI, 왜 필수 검사로 변했을까?
그 변화의 중심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습니다.
- 정밀 진단의 가능성: MRI는 X-ray나 CT 촬영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연골, 인대, 힘줄 등의 손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연골 손상이나 미세한 인대 손상은 MRI를 통해 진단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비침습적 검사: MRI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 비침습적인 검사 방법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부담이 적고, 반복적인 검사가 가능합니다.
- 치료 계획 수립의 핵심: MRI 결과는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보존적 치료, 주사 치료, 수술 여부 등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연골 재생 치료의 발전: 과거에는 연골 손상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연골 재생 세포 치료, 줄기세포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MR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MRI를 통해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누가 무릎 MRI 검사를 받아야 할까?
다음과 같은 경우 무릎 MRI 검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 무릎 통증이 지속되고,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
- 무릎 부상 후 통증, 부종, 운동 제한 등이 나타나는 경우
- 인대 손상, 연골 손상, 힘줄 손상 등이 의심되는 경우
- 반복적인 무릎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물론 모든 환자에게 무릎 MRI 검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해 MRI 검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무릎 MRI는 ‘비싼 사진기’가 아닙니다.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는 필수적인 진단 도구입니다.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MRI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